시리아의 대ISIS 전쟁에서 등장한 LGBT 부대 TQILA와 그 논란
역사상 최초를 자처한 LGBT 부대는 어떻게 등장했고 무엇이 논란이 되었나.
목차

2017년 시리아 북부에서 시리아민주군(Syrian Democratic Forces, SDF)과 함께 이슬람국가(ISIS)에 맞서 싸우던 다국적 의용군 집단이 역사상 최초의 LGBT 군사부대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부대 이름은 **퀴어 봉기해방군(Queer Insurrection and Liberation Army, TQILA)**이었으며 국제혁명인민게릴라군(International Revolutionary People’s Guerrilla Forces, IRPGF) 산하에 편성되었다.
이 시도는 국제적 관심을 끌며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불러왔다. 열렬히 환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비판과 의심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2011년 내전이 발발하기 전 시리아에서는 동성 간 성관계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최대 징역 3년에 처할 수 있었다. 법 집행은 일관되지 않았지만 LGBT들은 대체로 눈에 띄지 않으려 했고, 퀴어 문화도 대부분 은밀한 형태로 존재했다.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같은 대도시에는 게이 친화적인 바와 게이 남성들이 찾는 함맘(hammam, 공중목욕탕)도 있었다.
내전과 ISIS의 부상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정권에 맞선 봉기가 시작된 뒤 상황은 급변했다. 시위는 빠르게 내전으로 번졌고, 2014년 시리아 영토에 ISIS가 등장하면서 분쟁은 더욱 복잡해졌다.
엄격한 샤리아(이슬람법) 통치를 강요하려 한 ISIS는 LGBT를 특히 잔혹하게 탄압했다. ISIS 통제 지역에서는 동성애를 사형으로 처벌했으며, 주민들에게 공포를 심으려고 처형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듯 집행하곤 했다.
ISIS 대원들은 LGBT로 의심되는 사람의 휴대전화와 연락처를 뒤져 동성애자로 추정되는 다른 사람들을 찾아내곤 했다.
가장 악명 높은 처형 방식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군중 앞에서 건물 옥상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추락하고도 살아남으면 돌을 던져 죽였다.
2017년에 이르러 시리아 내전은 극단적인 폭력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많은 외국인 의용군들이 쿠르드(Kurdish) 무장 조직의 편에 서서 ISIS와의 전투에 합류했다.

쿠르드족 군대와 로자바 자치구
쿠르드족은 시리아의 주요 소수민족으로, 주로 북동부에 산다. 전쟁 전에는 권리를 자주 제한받았다. 분쟁이 시작된 뒤 쿠르드 공동체는 자치권을 확보하고 거주 지역을 지키는 싸움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았다.
쿠르드어로 ‘서쪽’을 뜻하는 **로자바(Rojava)**는 쿠르드족이 2012년 선포한 시리아 북동부의 자치지역이다. 공식 명칭은 **북·동시리아 자치행정부(Autonomous Administration of North and East Syria)**다. 이 체제는 직접민주주의, 자유지상주의적 분권, 성평등을 원칙으로 내세운다.
내전 기간 동안 이 지역은 제3의 세력으로 활동하며, 시리아 정부와 이슬람주의 반군 모두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고자 했다.
**시리아민주군(SDF)**은 쿠르드 인민수비대(YPG)와 여성수비대(YPJ)가 주도해 2015년 결성한 무장연합이다. 아랍인과 아시리아인, 기독교도 등 여러 민족·종교 집단이 참여한다. 주된 임무는 ISIS와 싸우고 로자바 자치지역을 방어하는 것이다.
쿠르드 무장 조직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선언한다. 여성들도 전투에 참여하고, 지휘관 직책을 맡으며, YPJ를 포함한 별도의 여성 부대에서 복무하기도 한다.
“게이 전사들” TQILA의 창설
2017년 3월 로자바에서 **국제혁명인민게릴라군(IRPGF)**이라는 대대가 창설되었다. 이 집단은 AK-47 소총이 그려진 분홍색 깃발을 사용했고, 스페인 내전 당시 국제 의용병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된 목표는 ISIS와 싸우는 쿠르드군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대대 결성은 2017년 6월 시작되어 그해 10월 락까(Raqqa) 탈환으로 끝난 대규모 공세의 준비 시기와 겹쳤다. 작전은 미국 주도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2017년 7월 IRPGF는 **퀴어 봉기해방군(TQILA)**의 창설을 발표했다. 약칭은 ‘테킬라(tequila)’로 발음했다. 참여자들은 소셜 미디어 성명에서 젠더 이분법을 무너뜨리고 여성혁명을 촉진하며 젠더와 성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에 따르면, TQILA는 전 세계 퀴어 커뮤니티를 향한 ISIS의 잔혹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되었다. 그들은 단지 성 지향성이 “비정상적"이거나 “부자연스럽다"는 구실로 사람들이 박해받고 살해당하는 것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공식 성명과 락까에서 찍힌 사진 몇 장 외에는 TQILA의 실제 활동에 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부대 규모도, 대원 가운데 LGBT 정체성을 밝힌 사람의 비율도 알 수 없다.
그룹의 대변인 헤발 로지힐라트(Heval Rojhilat)는 2017년 *뉴스위크(Newsweek)*와의 인터뷰에서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정확한 대원 수는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맹군들의 반응과 내부 분쟁
LGBT 부대의 창설은 동맹군들을 포함하여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YPG와 아랍-쿠르드 연합군인 SDF는 불만을 표출했다.
당시 ISIS의 수도였던 락까 탈환 작전 등에서 TQILA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했는지는 불분명한 채로 남았다.
언론은 SDF가 TQILA뿐 아니라 IRPGF 자체를 공세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도했다. 근거로는 한 SDF 관계자의 트윗이 제시되었다. “IRPGF는 어제 락까에서 쫓겨났으며, 곧 로자바에서도 떠나기를 바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허한 선전이 아니라 더 많은 실제 전투다.” 이 트윗은 나중에 삭제되었다.
이후 SDF 관계자들은 이 집단들과 연계되었다는 주장뿐 아니라 이들이 존재한다는 주장 자체도 공식 부인했다. SDF 공보책임자 무스타파 발리(Mustafa Bali)는 “SDF 안에는 그런 구조의 부대가 없다”고 말했다. IRPGF는 자신들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므로 자체 하위 집단을 만들 수 있고 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2024년 로자바 출신의 익명 쿠르드 퀴어 활동가는 포르투갈 잡지 *마파(Mapa)*와의 인터뷰에서 그 유명한 사진이 플래시몹 행사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학자들과 활동가들의 비판
*알자지라(Al Jazeera)*는 시리아계 팔레스타인 학자이자 활동가 라잔 가자위(Razan Ghazzawi)의 글을 실었다. 가자위는 그런 대대라는 발상 자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탈식민적 관점에서 소위 ‘젠더·성 혁명’을 비롯한 이런 시도가 다른 형태의 저항을 지우고 시리아의 투쟁에 대한 이해를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의 TQILA 참여는 무력분쟁을 낭만적 모험으로 축소하고 현지인의 목소리를 밀어낸다고도 썼다. 아울러 이런 부대를 지원한 쿠르드군을 권위주의적 조직으로 묘사했다.
같은 기사에서 인용된 쿠르드족 출신의 트랜스 여성 지야 고라니(Ziya Gorani)의 발언은 그녀의 입장을 더욱 뒷받침해 준다.
이 그룹[TQILA]에 정확히 누가 속해 있는지 알 수 없으며, 그 구성원들이 쿠르드인인지 시리아인인지조차 불명확합니다. 이는 단지 YPG 출신의 외국인 전사들이 모여 LGBT 사람들이 로자바에서 차별의 두려움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려 하는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입니다. 상황은 그들이 보여주려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 지야 고라니
이에 쿠르드 학자이자 활동가 하칸 산달(Hakan Sandal)은 가자위야말로 식민주의적 시선을 보인다고 비판하는 글을 발표했다. TQILA를 식민주의 현상으로 보는 분석이 사실은 튀르키예와 아랍의 식민주의적 틀을 재생산하고, 쿠르드 저항의 역사와 서로 다른 네 국가에 억압받은 경험을 지워 버린다는 것이다.
산달은 이렇게 썼다.
시리아의 쿠르드 투쟁을 다루는 대목에서 이 글은 식민주의적 틀을 재생산한다. 그 결과 쿠르드인의 저항사와 식민 지배에 대한 기억, 서로 다른 네 국가에 억압받은 경험이 보이지 않게 된다. 가자위의 비판은 퀴어 투쟁을 식민주의적·백인 중심적으로 전유하는 행위뿐 아니라 시리아의 쿠르드 투쟁 자체를 향한다. 탈식민적 퀴어 관점에서 반로자바 서사로 급선회하면서 글의 의도는 모호해진다. 글이 비판하는 식민주의적 지식 형태를 약화하는 대신, 저자는 그 식민주의적 시선을 쿠르드인에게 돌린다. 결국 이 글은 안타깝게도 설득력 있는 탈식민 퀴어 텍스트로 위장한 전형적인 반로자바 해석이 된다.
– 하칸 산달
산달이 보기에 가자위의 접근은 역사적으로 쿠르드족에 대한 식민 지배를 뒷받침하고 시리아의 현상 유지가 바뀌는 것을 막아 온 튀르키예 정부의 수사와 맞닿아 있다.
산달은 또한 쿠르드 활동가들이나 국제 활동가들 그 누구도 로자바가 LGBT 사람들을 위한 낙원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음을 강조했다.
쿠르드 LGBT 활동가인 우리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이해하며, 우리가 존재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TQILA와 IRPGF를 둘러싼 담론은 계속 비판적으로 분석해야 하지만, 그때에도 여러 투쟁 형태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야 합니다.
– 하칸 산달
IRPGF의 해산과 TQILA의 의의
2018년 9월 24일 IRPGF는 공식 해산을 발표했다. TQILA도 함께 해체되었다.
TQILA는 쿠르드군이 벌이는 ISIS와의 전투에 국제적인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IRPGF 미디어 전략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교전 중인 락까에서 LGBT 깃발을 올린 일은 극한 상황에서도 연대를 드러낸 강렬한 상징이 되었다.
SDF와 IRPGF 양쪽 모두에 LGBT 대원이 있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다. 일부 외국인 의용병은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소셜 미디어에도 글을 올렸다.
쿠르드족 전사들 중에도 LGBT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현지 사회의 낮은 수용도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로자바는 ISIS와 이슬람주의 반군, 아사드 정권보다 LGBT 공동체를 상대적으로 더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예컨대 이 지역의 임시헌법은 성적 지향을 언급하지 않으며, 이를 이유로 한 별도의 처벌도 규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