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 이틀 동안 세 개의 성소수자 단체를 '극단주의'로 규정
4월 24일, 인권 단체 페르비 오트델(Perviy Otdel)은 사마라(Samara)의 시민 단체 이리다(Irida) 역시 ‘극단주의’로 규정되어 러시아 내 활동이 금지되었다고 밝혔다. 그 전날 로이터(Reuters) 는 파르니+(Parni+)와 모스크바 성소수자 이니셔티브 커뮤니티 센터(Moscow Community Center for LGBT+ Initiatives)에 대한 유사한 판결을 보도한 바 있다. 이로써 이틀 동안 세 건의 판결이 내려졌다.
이리다는 소규모 활동가 그룹이었다. 이들은 브콘탁테(VKontakte, 러시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페이지를 운영하고, 성소수자 주제의 책들로 미니 도서관을 구성했으며, 성전환과 이른바 ‘성소수자 선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법 집행 기관과 국가 두마(State Duma, 러시아 하원) 의원들에게 호소문을 보내기도 했다.
페르비 오트델과 함께 일하는 변호사 막심 올레니체프(Maxim Olenichev)는 이리다 사건이 2023년 11월 30일 대법원의 판결 이후 당국이 특정 성소수자 이니셔티브에 ‘극단주의’라는 낙인을 찍는 새로운 관행을 시험하기 시작한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이 총 일곱 차례의 심리를 거치며 2025년 11월부터 법원에 계류 중이었으며, 2026년 2월까지 8개의 다른 이니셔티브를 상대로도 이미 유사한 소송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올레니체프에 따르면 이리다 사건의 핵심 증거는 이른바 ‘범죄학적 프로파일(criminological profile)‘이었다. 법무부는 처음에 이 문서를 대외비로 분류했으나, 변호인단이 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얻어냈다. 그는 이 문서가 이리다가 입법자들에게 보낸 호소문과 어느 한 글에서 ‘터무니없고 근거 없다’고 묘사한 ‘성소수자 선전’ 법에 대한 비판을 극단주의의 증거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사마라의 프로미실레니 구역 법원(Promyshlenny District Court)은 이리다 대표인 아르툠 포킨(Artyom Fokin)에게 45만 루블의 벌금을 부과하고 3년간 웹사이트 관리 금지 처분을 내렸다.
미디어조나(Mediazona)가 보도하고 나중에 모스크바 센터의 사건을 별도로 상술했듯이 , 4월 23일 오룔(Oryol)주 자보츠코이 구역 법원(Zavodskoy District Court)은 언론 프로젝트 파르니+를 상대로 한 법무부의 소송을 인용했으며, 모스크바 시 법원(Moscow City Court)은 모스크바 성소수자 이니셔티브 커뮤니티 센터를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했다. 두 조직 모두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모스크바 센터는 보안상의 이유로 참가자의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일부 오프라인 행사는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르니+는 이번 판결이 성소수자들의 가시성, 독립 언론,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모든 대중적 연대를 범죄화하는 또 다른 단계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2023년 이른바 ‘국제 공공 성소수자 운동’ 금지 이후 이어져 온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러한 조치를 ‘전통적 가치’ 수호라는 명분으로 포장해 왔다. 4월 22일, 법 집행관들은 서적 목록에 있을 수 있는 ‘성소수자 선전’과 관련하여 러시아 최대 출판사 중 한 곳의 직원을 심문하기도 했다. 3월,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는 러시아 당국이 성소수자와 그 지지자들을 소외시키고 검열하는 도구로 사법 제도를 이용하여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그리고 차별 금지 원칙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