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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원의원 비탈리 밀로노프, 항우울제 복용이 «동성애 유발»한다고 주장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비탈리 밀로노프 의원. 사진: Duma.gov.ru / Wikimedia Commons (CC BY 4.0)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비탈리 밀로노프 의원. 사진: Duma.gov.ru / Wikimedia Commons (CC BY 4.0)

2026년 10월 16일, 러시아 집권 여당인 ‘통합 러시아’ 소속 비탈리 밀로노프 국가두마(하원) 의원이 항우울제 복용이 «동성애의 발생», 알코올 중독 및 자살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 Gazeta.Ru와의 인터뷰에서 밀로노프 의원은 향정신성의약품 요법의 확산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관련 약물 유통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시민들에게 약물 복용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내 항우울제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밀로노프 의원은 이를 서구 대중문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미국의 유해한 콘텐츠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온갖 항우울제를 집어삼키고 있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결국 자살과 알코올 중독, 동성애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이러한 약물들이 무자격자인 이른바 ‘가짜 심리학자’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처방 권한을 오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만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임상 우울증은 음주로 인한 숙취와 같은 상태라고 규정하며, 진정제나 항우울제에 의존하는 대신 술과 담배를 끊으라고 러시아 국민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원의 주장은 러시아의 현행 보건의료 법률 및 근거 중심 의학의 정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러시아의 ‘정신의학적 지원 및 시민 권리 보장에 관한 연방법’에 따르면 심리학자는 의사 면허가 없어 전문의약품을 처방할 법적 권한이 없다.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처방전은 면허를 소지한 의사(정신과 전문의, 심리치료의, 신경과 전문의)만이 발급할 수 있다. 아울러 의학 전문가들과 정신의학 단체들은 항우울제 약물치료가 개인의 성적 지향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학계에서 우울증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복합적인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며, 처방받은 약물을 자의적으로 급격히 중단할 경우 심각한 금단증상과 재발의 위험을 초래한다.

비탈리 밀로노프 의원은 2016년부터 국가두마 의원으로 재직 중이며 가족·부성·모성 및 아동 보호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과거 상트페테르부르크 입법의회 의원 시절인 2012년 미성년자 대상 이른바 ‘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러시아 최초의 지방 법률을 발의했으며, 이는 향후 연방법 제정의 모태가 되었다. 이번 발언은 2022년 이후 러시아 약국의 항우울제 판매량이 두 배로 증가했다는 제약협회연합의 통계와 일부 항불안제의 일시적 공급 부족 사태 직후에 나왔다.

LGBT 문제를 음모론이나 건강상의 이상과 결부하는 논리는 러시아 공직자들의 담론에서 빈번히 활용되어 왔다. 앞서 《우라니아》는 쿠르차토프 연구소의 미하일 코발추크 소장이 서방의 LGBT 권리 지지를 인구 감축을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한 바 있으며, 성도착증 치료에 SSRI 계열 항우울제 사용을 규정한 러시아 보건부의 새로운 임상 진료 지침과 LGBT 운동 사법 금지 이후 검열법에 따라 집행된 수천만 루블 규모의 벌금 판결을 심층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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