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와 재혼 신자 사목적 배려 논의 위해 바티칸 주교 회의 개막

2026년 10월 7일 수요일, 교황 레오 14세는 전 세계 약 150명의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 및 동방 가톨릭 교회 수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바티칸에서 일주일간의 주요 회의를 개막했다. 바오로 6세 알현실에서 열린 이번 모임은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역사적 사도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반포 10주년을 맞아 소집되었다. 10월 14일까지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 고위 성직자들은 공식 의제에는 오르지 않았으나 교회 내 성소수자 신자들에 대한 태도와 민법상 재혼한 이혼 신자의 성사 참여 등 민감한 사목적 사안들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이 보도하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ón)이 인용한 바에 따르면, 이번 모임은 레오 14세 교황 즉위 이래 최대 규모의 고위 성직자 회의이다. 개막 연설에서 교황은 참석자들에게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요청하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서로 경청할 수 있는 자유와 당신 백성 가운데서 일하시는 그분의 역사를 식별할 지혜, 그리고 그분이 이끄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를 용기를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사목자들은 “한계와 상처, 겉으로 보이는 실패로 얼룩진 상황 속에서도 은총의 작용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어로 진행된 연설에서 교황은 재혼자의 영성체 허용이나 성소수자를 위한 구체적 개혁안에 대해 직접적인 지침을 내리는 것을 자제했다. 대신 그리스도교적 혼인의 이상과 신자들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언급하며 현대 가정이 직면한 전반적 과제에 주의를 환기했다. 경제적 불안, 이주, 고독, 청년층의 정서적 취약성 등을 지적한 교황은 주교들이 교훈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경청의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평신도·가정·생명부 관계자들은 이번 회의가 새로운 교리를 제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난 10년간 5개 대륙의 교구들이 쌓아온 사목 경험을 종합해 교황에게 보고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도 권고 ‘사랑의 기쁨’은 가정에 관한 두 차례의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를 거쳐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반포되었다. 이 문헌은 이른바 ‘비정규적 상황’에 놓인 신자들에 대한 자비로운 사목적 식별을 촉구했다. 특히 제8장의 각주는 일부 재혼 신자에 대한 성사적 도움의 가능성을 열어두어 신학적 논쟁을 촉발했으며, 성소수자 자녀를 둔 가정을 존중과 배려로 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전통 신학과 성소수자 신자들의 조화 문제는 가톨릭계에서 지속적인 성찰의 대상이다. 앞서 «우라니아»는 스페인 가톨릭 성소수자 단체가 마드리드에서 교황 레오 14세와의 공식 접견에 참석한 소식을 전했으며, 미국 시러큐스 교구 내 커리지 인터내셔널 사역을 둘러싼 의견 대립을 보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