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관사 노조, 트랜스젠더 여성 배제에 반발해 노동당 여성 전당대회 보이콧

2026년 9월 말 영국 리버풀에서 영국 철도기관사 노동조합인 ASLEF가 집권 노동당의 연례 전국 여성대회(Labour Women’s Conference)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고 보이콧을 단행했다. 노동당이 대회 본회의 토론과 대의원 투표 등 핵심 의사결정 절차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참여를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정치 전문 매체 ‘Labour Home’의 보도에 따르면 , ASLEF 연례 대의원 총회는 트랜스 여성과 논바이너리 구성원의 권리를 지켜온 전통에 따라 대회 참가를 거부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앞서 유니슨(Unison), 어스더(Usdaw), 음악인조합(MU), 통신노조(CWU) 등 노동당 가맹 주요 산별노조들도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대회 개막일 아침, 노동당 계열 11개 노조 대표들은 리버풀 현지에서 트랜스 커뮤니티와의 공동 연대 집회를 열고 ‘트랜스 인권은 곧 노동자의 권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갈등은 2025년 4월 영국 대법원이 2010년 평등법(Equality Act 2010)상 ‘여성’의 정의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해석한 판결에서 비롯되었다. 규정 정비를 위해 지난해 여성대회를 취소했던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NEC)는 법적 기준을 준수한다는 이유로 본회의 발언 및 표결 권한을 생물학적 여성에게만 한정하고, 트랜스 여성에게는 부대 행사 참여만 허용했다.
‘Labour Women’s Declaration’ 등 당내 그룹들은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생물학적 성에 기반한 여성 전용 공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반면 보이콧에 참여한 노조들은 오랜 기간 활동해 온 당원들의 민주적 권리를 박탈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노동당 지도부는 법률 준수와 여성 대표성 확대를 고려한 절충안이라고 해명했다.
1880년에 설립된 ASLEF는 영국 철도 기관사의 절대다수를 대변하는 전통 있는 노동조합으로, 노동당의 오랜 핵심 동맹이자 주요 재정 후원 단체다.
생물학적 성에 기초한 권리와 젠더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은 영국 정계의 핵심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우라니아»는 영국 녹색당의 포용적 언어 지침 논란 과 보수당 대회에 참석한 LGB Alliance , 영국의 전환 치료 금지 입법 현황 을 보도한 바 있다.


